[서촌산책] 옥인오락실 구 용오락실의 추억
안녕하세요
크레이티브굿즈 공장장이에요
제가 요즘 산책을 다니는 길에 항상 있는 곳을
조심스럽게 안내 해드릴게요
바로 옥인오락실이랍니다.
산책하다가 찍은 사진이라 내부는 찍지 않았어요
방문하고자 하시는 분들은 양해 부탁드릴게요
저희 서촌에는 제가 어릴 때에만 해도
오락실이 꽤 많았던 동네였어요
용오락실을 시작으로 좀 더 내려가면
오뚜기 오락실
삼삼오락실
또 하나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ㅡㅡ;
아무래도 그 오락실에서 어머니한테 끌려 나와
무지하게 맞았던 기억 때문인듯해요..
그리고 이런 작은 오락실 시대가 끝나면서
펌프 등 대형 오락실들이 등장한 2천 년대 초반에는
경복궁역 근처에 큰 오락실 두 개와
조금 작은 오락실 한 개가 운영되던 기억이 있어요
그중 다른 오락실들은 다 사라지고
아직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곳이
바로 이 옥인오락실이죠
이 오락실은 원래 용오락실이라는 곳이었어요
어릴 때부터 주인으로 계셨던 할머니께서
직접 동전도 바꿔주시고
오락기가 고장 나면 수리도 직접 하시곤 하셨죠
여기를 산책하면서 다니다 보면
정말 많은 기억들이 떠올라서 웃게 됩니다.
높은 학년 형들한테 동전 뺏기기
서로 잘한다고 말싸움하는 친구들
얍삽이 쓴다고 서로 주먹질하고
돈 없이 해보겠다고 가스레인지 점화기로
전기 쓰다가 오락기 전기 다 내려가고
동전 가운데 구멍 뚫어서 실로 꿰맨 다음에
동전 넣어서 걸리는 느낌 나면 다시 빼서
계속 게임 진행하기 등
한 동네에 오래 살다 보면
이렇게 사소한 일상생활에서도
흐뭇하게 추억을 떠올릴 수 있죠
게다가 이 오락실 할머니는
제 초등학교 동창의 할머니이시기도 한데요
이 가게를 지날 때면
할머니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그 친구는 또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한 마음도 생겨나죠
많은 분들이 오락실이라는 공간에
자그마한 추억 하나쯤은 다 담아두셨을 거예요
전 저희 동네에 아직 이런 오락실이 남아있음이 고맙고
이렇게 유지를 위해 애써주시는 분들이 계신 것에
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답니다.
혹시나 이 글을 검색하고
여기까지 읽어내려 오신 분이 계시다면^^
서촌에 방문하셨을 때 옥인오락실 한번 들르셔서
깊숙히 넣어두었던 작은 추억 하나
꺼내보시면 어떨지 제안해봅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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